"어느 지역에서 1등이 많이 나왔나"는 로또 이야기의 단골 소재입니다. 그런데 이 통계는 읽는 방법을 조금만 바꿔도 순위가 통째로 뒤집힙니다. 1등 건수 1위인 경기는 인구로 나누는 순간 12위로 내려앉고, 아무도 이름을 대지 않는 충남이 1위가 됩니다.
먼저 짚고 갑니다 — 이 숫자는 '당첨자가 사는 곳'이 아닙니다. 1등이 나온 판매점이 있는 지역입니다. 출퇴근길에 산 표라면 사는 곳과 다른 지역으로 잡힙니다. 그리고 판매점 목록이 공개되기 시작한 제262회부터의 기록이라 그 이전 회차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건수 그대로 보면
| 순위 | 지역 | 건수 | 비중 |
|---|---|---|---|
| 1 | 경기 | 2,314 | 25.0% |
| 2 | 서울 | 1,803 | 19.5% |
| 3 | 부산 | 658 | 7.1% |
| 4 | 경남 | 549 | 5.9% |
| 5 | 인천 | 539 | 5.8% |
| 6 | 충남 | 442 | 4.8% |
| 7 | 경북 | 399 | 4.3% |
| 8 | 대구 | 378 | 4.1% |
| 9 | 전남 | 303 | 3.3% |
| 10 | 충북 | 301 | 3.2% |
| 11 | 전북 | 292 | 3.2% |
| 12 | 강원 | 278 | 3.0% |
| 13 | 대전 | 263 | 2.8% |
| 14 | 광주 | 262 | 2.8% |
| 15 | 울산 | 215 | 2.3% |
| 16 | 온라인 | 115 | 1.2% |
| 17 | 제주 | 96 | 1.0% |
| 18 | 세종 | 35 | 0.4% |
| 19 | 미상 | 21 | 0.2% |
경기와 서울만 합쳐 44.5%, 인천까지 더한 수도권이 50.3%입니다. 전체 1등의 절반이 수도권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수도권에는 인구의 절반가량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표가 말하는 것은 "수도권 사람이 운이 좋다"가 아니라 "사람이 많은 곳에서 표가 많이 팔린다"에 가깝습니다.
인구로 나눠 보면 순위가 뒤집힙니다
같은 데이터를 인구 100만 명당 건수로 바꿔 봤습니다. 인구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를 만 단위로 반올림한 어림값을 썼습니다 (전국 합계 약 5,108만 명 기준).
| 순위 | 지역 | 100만 명당 | 건수 순위 | 변동 |
|---|---|---|---|---|
| 1 | 충남 | 207.5 | 6위 | ▲5 |
| 2 | 부산 | 202.5 | 3위 | ▲1 |
| 3 | 울산 | 197.2 | 15위 | ▲12 |
| 4 | 서울 | 193.2 | 2위 | ▼2 |
| 5 | 충북 | 189.3 | 10위 | ▲5 |
| 6 | 광주 | 187.1 | 14위 | ▲8 |
| 7 | 강원 | 184.1 | 12위 | ▲5 |
| 8 | 대전 | 182.6 | 13위 | ▲5 |
| 9 | 인천 | 178.5 | 5위 | ▼4 |
| 10 | 전남 | 171.2 | 9위 | ▼1 |
| 11 | 경남 | 170.5 | 4위 | ▼7 |
| 12 | 경기 | 169.3 | 1위 | ▼11 |
| 13 | 전북 | 168.8 | 11위 | ▼2 |
| 14 | 대구 | 160.9 | 8위 | ▼6 |
| 15 | 경북 | 158.3 | 7위 | ▼8 |
| 16 | 제주 | 143.3 | 16위 | — |
| 17 | 세종 | 89.7 | 17위 | — |
전국 평균은 100만 명당 178.7건입니다(온라인 115건과 미상 21건은 지역이 없어 분자에서도 함께 뺐습니다). 인구는 어림값이므로 소수점 단위의 순위 차이는 크게 의미를 두지 마세요.
가장 극적인 것은 울산입니다. 건수로는 15위(215건)로 바닥권인데 인구가 109만 명뿐이라 100만 명당으로는 3위로 뛰어오릅니다. 반대로 경기는 건수 1위(2,314건)에서 12위로 내려갑니다. 경기의 1등이 많은 것은 인구가 1,367만 명이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눈에 띄는 꼴찌는 세종입니다. 100만 명당 89.7건으로 16위 제주(143.3건)와도 한참 벌어집니다. 인구 대비 판매점 수가 적고 도시가 젊다는 점 등이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세종은 표본 자체가 35건뿐이라 통계적 흔들림도 큽니다.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이 표를 '어디서 사면 잘 맞는가'로 읽으면 안 됩니다. 1등 배출 건수는 그 지역에서 얼마나 많은 표가 팔렸는지를 반영합니다. 지역마다 인구당 판매점 수와 1인당 구매액이 다르므로, 인구로 나눈 값의 차이도 대부분 "그 지역에서 로또를 더 많이 산다"로 설명됩니다. 어느 판매점에서 사든 한 장의 당첨 확률은 8,145,060분의 1로 같습니다.
서울의 비중은 20년째 내려가고 있습니다
같은 데이터를 시기별로 잘라 보면 흐름이 보입니다.
| 구간 | 경기 | 서울 | 부산 | 인천 | 온라인 |
|---|---|---|---|---|---|
| 262~600회 | 23.5% | 23.6% | 8.1% | 5.3% | 0.00% |
| 601~900회 | 25.2% | 20.5% | 6.4% | 5.9% | 0.00% |
| 901~1241회 | 25.6% | 16.8% | 7.1% | 6.0% | 2.58% |
| 최근 100회 | 25.9% | 16.0% | 7.1% | 5.6% | 2.92% |
서울은 23.6% → 16.0%로 7.6%포인트 줄었고, 경기는 23.5% → 25.9%로 늘었습니다. 초기에는 서울이 경기보다 앞섰지만 지금은 경기가 서울보다 10%포인트 가까이 앞섭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인구가 서울에서 경기로 이동한 흐름과 방향이 같습니다. 로또 통계가 인구 이동을 뒤늦게 비추고 있는 셈입니다.
온라인 1등은 932회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온라인'으로 집계된 1등은 제932회에 처음 나타났고, 지금까지 115건입니다. 최근 100회 기준으로는 전체의 2.92%를 차지합니다.
비중이 작은 이유는 분명합니다. 온라인 구매는 1인당 한 회차에 5,000원까지만 가능합니다. 판매점의 10만원 한도와 스무 배 차이가 나므로, 전체 판매액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몫 자체가 작습니다. 그래도 0%에서 3% 가까이로 꾸준히 올라온 것은 온라인 구매가 자리를 잡아 간다는 신호입니다.
'명당'은 존재할까
1등을 여러 번 배출한 판매점이 실제로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계산해 보면 놀랍지 않습니다. 전국에 판매점이 수천 곳 있고 19년 가까이 매주 평균 9.45명씩 1등이 나왔습니다. 그 많은 시도를 하다 보면 같은 가게에서 두 번, 세 번 나오는 일은 반드시 생깁니다. 많이 파는 가게일수록 그럴 가능성이 더 큽니다 — 그 가게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표를 많이 팔아서입니다.
여기서 인과가 뒤집히는 지점이 있습니다. 1등이 나온 가게는 '명당'으로 소문이 나서 사람이 몰리고, 그래서 더 많이 팔고, 그래서 또 1등이 나올 가능성이 커집니다. "명당이라 당첨된다"가 아니라 "당첨돼서 명당이 되고, 명당이라 더 팔린다"는 순서입니다.
이 사이트는 판매점 단위 통계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특정 가게를 홍보하는 것이 되기 쉽고, 위에서 본 대로 그 숫자가 당첨 가능성에 대해 알려 주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종류의 다른 오해들은 흔한 오해 글에 모아 두었습니다.
지역별 1등 배출 건수는 동행복권이 공개한 1등 배출점 소재지를 집계한 것으로, 이 사이트의 지역 데이터에서 직접 계산했습니다. 인구 수치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를 만 단위로 반올림한 어림값이며, 정확한 값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회차별 지역 내역은 번호 통계 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