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조언 중에 꽤 똑똑하게 들리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당첨 확률은 못 바꿔도, 당첨됐을 때 나눠 가질 사람 수는 바꿀 수 있다. 사람들은 생일로 번호를 고르니 1~31에 몰린다. 그러니 32~45를 섞어라." 논리는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 1등 당첨금은 당첨자 수로 나누니까요. 그렇다면 데이터에서 보여야 합니다 — 작은 번호로 이루어진 조합이 당첨된 회차에는 1등이 더 많이 나왔어야 합니다.
첫인상: 38% 차이
최근 400회차에서, 당첨번호 여섯 개의 합이 작은(110 이하) 회차와 큰(171 이상) 회차의 1등 당첨자 수를 비교했습니다. 합이 작다는 것은 작은 번호, 즉 생일 범위의 번호가 많다는 뜻입니다.
| 당첨번호 합계 | 회차 수 | 1등 평균 |
|---|---|---|
| 110 이하 (작은 번호 위주) | 68회 | 14.71명 |
| 171 이상 (큰 번호 위주) | 66회 | 10.62명 |
작은 번호 위주 조합이 당첨된 회차에 1등이 38% 더 많았습니다. 통설이 정확히 예측한 방향이고, 크기도 인상적입니다. 여기서 글을 끝내고 "큰 번호를 섞으세요"라고 쓰고 싶어집니다. 실제로 이 글을 준비하며 처음 이 표를 봤을 때 그렇게 결론 내릴 뻔했습니다. 그러지 않은 이유가 아래 두 가지 함정입니다.
함정 1 — 많이 팔린 주에는 1등도 많다
1등 당첨자 수는 무엇보다 그 주에 몇 게임이 팔렸는가에 좌우됩니다. 게임이 두 배 팔리면 어떤 번호가 나오든 1등도 대략 두 배 나옵니다. 만약 합이 작은 회차가 우연히 판매가 많았던 주에 몰려 있었다면, 위 38%는 번호와 아무 상관 없는 판매량 차이일 수 있습니다.
판매량은 5등 당첨자 수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5등(3개 일치)은 확률이 약 45분의 1이라 당첨자가 매주 수백만 명 나오고, 그 수는 팔린 게임 수에 거의 정비례합니다. 계산은 이렇습니다.
- 5등이 되는 조합은 C(6,3) × C(39,3) = 182,780가지, 전체 8,145,060가지 중에서
- 그러므로 팔린 게임 수 ≈ 5등 당첨자 ÷ (182,780 / 8,145,060)
- 팔린 게임 수를 8,145,060으로 나누면 기대 1등 수. 정리하면 기대 1등 = 5등 당첨자 ÷ 182,780
이 방식으로 두 집단의 판매량을 비교하면, 합이 작은 회차의 기대 1등은 13.32명, 큰 회차는 12.01명입니다. 실제로 합이 작은 회차에 판매가 조금 더 많았던 겁니다. 그러나 1등 차이 4.08명 가운데 판매량으로 설명되는 몫은 1.31명, 약 32%뿐입니다.
판매량을 걷어 내기 위해 몰림 지수를 정의합니다 — 실제 1등 수를 판매량 기준 기대 1등 수로 나눈 값입니다. 사람들이 번호를 완전히 무작위로 고른다면 이 값은 1 근처에 있어야 하고, 인기 있는 조합이 당첨되면 1보다 커집니다.
보정 후에도 차이가 남습니다. 합이 작은 회차의 몰림 지수는 1.091, 큰 회차는 0.880. 차이 0.211의 95% 신뢰구간은 0.043 ~ 0.379로 0을 비껴갑니다. 판매량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무언가가 있어 보입니다.
이제 통설이 맞았다고 해도 될까요? 아직 아닙니다.
함정 2 — 데이터를 보고 나서 고른 비교
위 비교에서 "최근 400회"와 "110 이하 대 171 이상"은 제가 데이터를 들여다본 뒤에 고른 기준입니다. 최근 300회를 볼 수도 있었고, 100 이하와 180 이상을 비교할 수도 있었습니다. 기준을 이리저리 바꿔 보다 보면 그중 하나쯤은 우연히 그럴듯한 차이를 보이기 마련이고, 신뢰구간은 그 선택 과정을 알지 못합니다. 통계에서는 이것을 갈림길의 함정이라 부릅니다.
그래서 정직한 검정은 기준을 미리 정하고, 전체 데이터에 한 번만 적용하는 것입니다. 구간을 나누지 않고 1,236회차 전부에 대해 "번호 합계가 클수록 몰림 지수가 작아지는가"를 순위 상관(스피어만)으로 검정했습니다. 유의확률은 두 변수의 짝을 4,000번 무작위로 뒤섞어 같은 크기의 상관이 우연히 나오는 비율로 구했습니다.
| 기준 | 상관계수 ρ | 유의확률 p | 판정 |
|---|---|---|---|
| 당첨번호 합계 | −0.047 | 0.10 | 유의하지 않음 |
| 31 이하 번호 개수 | +0.005 | 0.87 | 유의하지 않음 |
합계 쪽은 방향이 통설과 같지만(합이 클수록 덜 몰림) 유의확률이 0.10으로, 흔히 쓰는 기준 0.05를 넘지 못합니다. 그리고 통설이 직접 가리키는 "31 이하 번호가 몇 개인가"는 상관이 사실상 0입니다.
생일 번호 가설과 맞지 않는 모양
31 이하 번호 개수별로 몰림 지수를 나눠 보면 이유가 드러납니다. 생일 번호 때문에 몰리는 것이라면 31 이하 번호가 많을수록 몰림 지수가 꾸준히 올라가야 합니다.
| 31 이하 번호 | 회차 수 | 몰림 지수 | 95% 신뢰구간 |
|---|---|---|---|
| 2개 | 66회 | 0.959 | 0.852 ~ 1.066 |
| 3개 | 258회 | 0.952 | 0.899 ~ 1.004 |
| 4개 | 430회 | 1.055 | 1.013 ~ 1.097 |
| 5개 | 362회 | 0.955 | 0.909 ~ 1.002 |
| 6개 (전부 생일 범위) | 107회 | 1.026 | 0.927 ~ 1.125 |
올라갔다 내려갔다 합니다. 4개일 때 가장 높고, 5개일 때 다시 떨어지고, 여섯 개 전부 생일 범위일 때는 중간입니다. 4개 칸의 신뢰구간이 1을 비껴가긴 하지만, 다섯 칸을 동시에 보면 그중 하나가 우연히 그렇게 나올 확률이 23% 정도 됩니다. 꾸준한 증가라는 생일 번호 가설의 모양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31 이하가 0~1개인 회차는 13회뿐이라 표에서 뺐습니다.)
합계로 나눈 표에서는 한쪽 끝만 눈에 띕니다.
| 당첨번호 합계 | 회차 수 | 몰림 지수 | 95% 신뢰구간 |
|---|---|---|---|
| 110 이하 | 228회 | 1.029 | 0.960 ~ 1.098 |
| 111 ~ 130 | 274회 | 0.987 | 0.935 ~ 1.040 |
| 131 ~ 150 | 309회 | 1.030 | 0.982 ~ 1.078 |
| 151 ~ 170 | 237회 | 0.982 | 0.926 ~ 1.038 |
| 171 이상 | 188회 | 0.929 | 0.869 ~ 0.989 |
전체 기간으로 넓히면 작은 번호 위주(110 이하)의 몰림 지수는 1.029로 1과 구별되지 않습니다. 최근 400회만 봤을 때의 1.091보다 훨씬 작습니다. 유일하게 1을 비껴가는 것은 큰 번호 위주(171 이상) 조합이 약간 덜 몰린다는 쪽입니다 — 7% 정도.
그래서 결론은
"생일 번호를 피하면 덜 나눠 갖는다"는 이 데이터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31 이하 번호 개수와 1등 당첨자 수 사이에는 판매량을 보정하면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번호 합계가 아주 큰 조합이 약간 덜 나눠 갖는 경향은 보이고, 방향은 해외 연구들이 보고한 번호 선택 편향과 같습니다. 그러나 미리 정한 전체 검정에서는 유의하지 않았으므로, 있다 해도 작고 확실하지 않은 효과로 봐야 합니다.
오해가 없도록 분명히 해 둡니다. 사람들이 조합을 고르게 고르지 않는다는 것 자체는 사실입니다. 1등 당첨자 수의 분산이 평균의 2.56배라는 분석(번호 고르는 법과 그 효과의 정확한 한계)이 그 증거이고, 이 글의 결과와 부딪히지 않습니다. 이 글이 확인한 것은 그 쏠림의 원인을 '생일 번호'로 설명하는 것이 한국 데이터와 잘 맞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쏠림은 방송이나 앱이 여러 사람에게 같은 추천 번호를 보여 주거나, 용지 위에 보기 좋은 모양으로 칠하거나, 직전 회차 번호를 그대로 따라 사는 식으로도 생길 수 있고, 그런 원인은 번호의 크기와 상관이 없습니다.
하나 덧붙일 것이 있습니다. 판매량 보정에 쓴 5등 당첨자 수도 인기 번호의 영향을 조금 받습니다. 인기 있는 번호가 당첨되면 3개를 맞힌 사람도 조금 더 많아지니까요. 그래서 이 보정은 효과를 1 쪽으로 당기는, 즉 효과를 실제보다 작게 보는 방향으로 치우칩니다. 이 글의 결론은 "효과가 없다"가 아니라 "효과가 이 방법으로 검출될 만큼 크지 않다"로 읽어 주세요.
실제로 번호를 고를 때
어떤 선택도 1등 확률 8,145,060분의 1을 바꾸지 못합니다. 이 글이 다룬 것은 확률이 아니라 당첨됐을 때 나눠 가질 사람의 수입니다. 그 효과조차 위와 같이 작고 불확실합니다. 큰 번호를 섞는 데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니니 원하시면 그렇게 하셔도 되지만, 그것으로 기대 수령액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고 기대할 근거는 약합니다.
이 글에서 가져가실 것이 있다면 오히려 과정 쪽입니다. 처음 본 38%는 확신을 주기에 충분한 크기였고, 판매량을 걷어 낸 뒤에도 신뢰구간이 0을 비껴갔습니다. 두 번째 함정까지 확인하고 나서야 그것이 데이터를 보고 고른 비교였다는 게 드러났습니다. 로또 통계를 다룬 글 대부분은 첫 번째 표에서 멈춥니다.
직접 확인하는 방법
모든 수치는 저장소의 tools/research_stats.py가
회차 데이터와 등수별 당첨자 데이터에서 계산해
결과 파일로 남긴 것입니다. 순열검정의 난수 시드를 고정해 두었으므로
다시 돌려도 같은 값이 나옵니다. 판매량을 추정하기에 기대 1등이 1명에 못 미치는 초기 여섯 회차는 뺐습니다.
숫자가 어긋나면 알려 주세요.
이 글은 과거 추첨과 당첨자 수를 집계한 것이며 미래의 결과를 예측하지 않습니다. 로또는 오락이며, 잃어도 생활에 지장이 없는 금액 안에서만 즐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