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확률은 814만분의 1"이라는 말은 누구나 들어봤지만, 그 숫자가 어떻게 나왔는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중학교 수준의 계산 하나면 됩니다. 직접 유도해 보면 왜 번호를 어떻게 고르든 이 값이 변하지 않는지도 자연스럽게 이해됩니다.
먼저, 순서는 상관이 없습니다
추첨된 공이 7, 13, 16, 23, 24, 43 순으로 나왔다고 해서 내 용지에 그 순서로 적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섯 개 숫자의 집합만 같으면 됩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순열'이 아니라 '조합'입니다.
만약 순서까지 맞춰야 했다면 경우의 수는 45 × 44 × 43 × 42 × 41 × 40 = 5,864,443,200가지, 즉 58억분의 1이 되었을 겁니다. 다행히 순서는 따지지 않습니다.
조합의 수를 직접 계산해 봅니다
45개 중 6개를 순서 없이 고르는 방법의 수는 기호로 C(45, 6)이라고 씁니다. 구하는 방법은 두 단계입니다.
- 순서를 따져서 뽑습니다. 첫 번째 자리에 올 수 있는 숫자가 45개, 두 번째는 남은 44개, … 여섯 번째는 40개. 곱하면 5,864,443,200가지입니다.
- 순서를 무시하기 위해 나눕니다. 같은 여섯 개 숫자를 늘어놓는 방법은 6! = 720가지입니다. 이 720가지가 전부 같은 한 장이므로 720으로 나눕니다.
5,864,443,200 ÷ 720 = 8,145,060
그래서 1등 당첨 확률은 8,145,060분의 1, 백분율로는 약 0.0000123%입니다. 내가 고른 조합이 그 8,145,060개 중 어느 것이든 확률은 똑같습니다 — 1·2·3·4·5·6도, 생일로 만든 조합도, 자동으로 뽑힌 조합도 전부 정확히 같은 한 칸입니다.
2등부터 5등까지도 같은 방식으로 나옵니다
나머지 등수도 "그 조건을 만족하는 조합이 몇 개인가"를 세면 끝입니다. 내가 고른 여섯 개 중 몇 개를 당첨번호(6개)에서, 몇 개를 나머지(39개)에서 가져오는지로 생각하면 쉽습니다.
- 1등 — 여섯 개를 모두 당첨번호에서. C(6,6) = 1가지
- 2등 — 다섯 개는 당첨번호에서, 남은 하나는 반드시 보너스 번호. C(6,5) × 1 = 6가지
- 3등 — 다섯 개는 당첨번호에서, 남은 하나는 보너스를 뺀 38개 중에서. C(6,5) × 38 = 228가지
- 4등 — 네 개는 당첨번호에서, 두 개는 나머지 39개 중에서. C(6,4) × C(39,2) = 15 × 741 = 11,115가지
- 5등 — 세 개는 당첨번호에서, 세 개는 나머지 39개 중에서. C(6,3) × C(39,3) = 20 × 9,139 = 182,780가지
3등에서 39개가 아니라 38개인 것에 주의하세요. 남은 하나가 보너스 번호면 2등이 되어 버리므로 3등에서는 그 한 개를 빼야 합니다. 반대로 4등·5등은 보너스 번호를 따지지 않으므로 39개 전부를 씁니다.
| 등수 | 조건 | 경우의 수 | 확률 | 백분율 |
|---|---|---|---|---|
| 1등 | 6개 일치 | 1 | 1 / 8,145,060 | 0.0000123% |
| 2등 | 5개 + 보너스 | 6 | 1 / 1,357,510 | 0.0000737% |
| 3등 | 5개 일치 | 228 | 1 / 35,723.9 | 0.0028% |
| 4등 | 4개 일치 | 11,115 | 1 / 732.8 | 0.136% |
| 5등 | 3개 일치 | 182,780 | 1 / 44.6 | 2.244% |
| 합계 | 5등 이상 | 194,130 | 1 / 41.96 | 2.383% |
| 낙첨 | 2개 이하 일치 | 7,950,930 | — | 97.617% |
경우의 수를 모두 더하면 194,130 + 7,950,930 = 8,145,060으로 전체와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계산에 빠뜨린 경우가 없다는 확인입니다.
5등 확률을 흔히 "45분의 1"이라고 적는데, 정확히는 44.6분의 1입니다. 182,780 ÷ 8,145,060을 그대로 계산하면 나오는 값이고, 45는 반올림한 어림값입니다. 3등도 마찬가지로 35,724가 아니라 35,723.9입니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이 글은 계산으로 답하는 것이 목적이라 어림값 대신 계산값을 적었습니다.
한 게임을 사서 무언가 하나라도 당첨될 확률은 41.96분의 1, 약 2.4%입니다. 5,000원어치(5게임)를 사면 그중 하나라도 5등 이상일 확률은 약 11.4%입니다. 매주 5게임씩 사는 사람이 1년에 평균 6번 정도 5천원을 회수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실제 경험과 대체로 맞습니다.
8,145,060이 얼마나 큰 수인지
숫자만 봐서는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계산해서 확인할 수 있는 비교를 몇 가지 준비했습니다.
- 1초에 하나씩 세면 94일 — 8,145,060초는 94.3일입니다. 잠도 자지 않고 석 달 넘게 세어야 모든 조합을 한 번씩 볼 수 있습니다.
- 쌓으면 814미터 — 두께 0.1mm 종이에 조합을 하나씩 적어 쌓으면 814.5m입니다. 롯데월드타워(555m)의 1.5배입니다.
- 서울에서 한 사람 지목하기 — 서울 인구가 대략 930만 명입니다. 서울 시민 중 한 명을 아무 정보 없이 찍어서 맞히는 것과 비슷한 규모입니다.
- 매주 5게임이면 3만 년 — 한 주에 5,000원씩 쓰면 1년에 260게임입니다. 8,145,060 ÷ 260 = 31,327년. 1등을 한 번 기대하기까지 산술적으로 그만큼 걸립니다.
여러 게임을 사면 확률은 얼마나 오르나
서로 다른 조합을 n개 사면 1등 확률은 정확히 n / 8,145,060이 됩니다. 5게임이면 1,629,012분의 1, 100게임(10만원)이면 81,450분의 1입니다. 숫자는 커 보이지만 여전히 8만분의 1입니다.
여기서 흔한 착각이 하나 있습니다. 같은 조합을 다섯 줄 사면 확률이 다섯 배가 되지 않습니다. 그 조합이 나올 확률은 여전히 8,145,060분의 1이고, 대신 당첨되면 다섯 장 몫을 받습니다. 위험과 보상을 같은 비율로 키운 것일 뿐 확률은 그대로입니다.
오래 사면 언젠가 되지 않겠냐는 기대도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매주 5게임씩 50년(2,600회차, 13,000게임)을 사면 1등을 한 번이라도 맞을 확률은 1 − (1 − 1/8,145,060)13,000 ≈ 0.159%입니다. 평생을 걸어도 1,000명 중 998명은 1등을 못 봅니다.
왜 '유리한 번호'가 없는가
위 계산 어디에도 "어떤 숫자를 골랐는가"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을 보세요. 8,145,060개의 조합은 전부 대등합니다. 추첨기는 지난주에 무엇이 나왔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공에는 번호가 적혀 있을 뿐 성격이 없습니다.
실제 1,241회 기록을 전부 집계해도 이 결론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번호마다 출현 횟수가 다르긴 하지만, 그 차이는 완전히 공정한 추첨에서 기대되는 흔들림의 범위 안입니다. 통계 검정으로 확인한 과정은 번호별 출현 횟수 전수 분석에 정리했습니다.
다만 번호 선택이 완전히 무의미한 것은 아닙니다. 당첨 확률은 못 바꾸지만, 당첨됐을 때 몇 명과 나눠 갖는지는 통계적으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 차이가 정확히 무엇이고 어디까지가 한계인지는 번호 고르는 법 글에서 다뤘습니다.
이 글의 모든 확률은 조합론으로 직접 계산한 값이며, 등수별 경우의 수의 합이 전체 조합 수와 일치하는지로 검산했습니다. 확률은 수학적 사실이지만 이 글이 당첨을 보장하거나 확률을 높여 주지는 않습니다. 로또는 오락이며, 잃어도 생활에 지장이 없는 금액 안에서만 즐겨 주세요.